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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문해교실 67인(慶南文解教室67人)著、초록담쟁이 絵|책숲놀이터 刊|2020-11-20|184ページ|
여기, 초월하기보다는 견디는 것으로 자신의 몫을 살아 내고 가꾸고 이룩한 분들이 있다. 배고픔에 목말라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소년, 소녀들은 머리가 하얗게 세진 지금에 와서야 투박한 손에 연필을 잡았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배움을 통해 시를 쓴다. 꾹꾹 눌러쓴 자음과 모음은 모두 춤을 추듯 즐겁게 노닐고, 문장에는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문장들이 중간중간 가슴을 쿵 하게 만든다.
이 책은 문해교육지원사업을 통해 글을 배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2015년부터 쓴 시들 중 일부를 가려내 묶은 것이다. 각 시에는 자연을 닮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초록담쟁이의 일러스트가 함께했다. 자녀들을 다 키워 내고 빈 둥지에 앉아 자신을 돌아보며 다독이며 쓴 시편들은 희로애락의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든다.
힘겨운 시대를 관통해 낸 우리 부모의 삶의 모습, 가난과 배움의 대한 배고픔, 이별, 죽음, 가족, 생명, 일, 상처, 그 어느 것 하나 빛나지 않는 것이 없다. 이 예순일곱 명의 작가들은 비록 정식 등단의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이미 시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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