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약속을 어기고, 실수를 반복하고, 잘못을 저질렀다. 작심삼일에 그친 계획들은 결국 고스란히 실패 목록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좌충우돌, 실수 연발인 일상을 보내며 우리는 가장 먼저 스스로를 구박한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내 인생엔 혹시 불발탄만 장전되어 있나?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여기, 자신의 불행과 실수를 위안 삼아 당신의 실패를 껴안으라고 말하는 넉살 좋은 작가가 있다. <젊은 ADHD의 슬픔>으로 칙칙한 과거의 기억을 전무후무한 솔직함과 발랄함으로 재창조해 낸, 정지음 작가다. 심난한 상황, 심각한 분위기, 캄캄한 미래 앞에서 걱정을 담아 안부를 묻는 이들에게 그는 당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래 보이나요? 심각한 건 아닙니다.”

작가는 세상천지에 널린 실패들을 거들떠보지 않은 탓에 그들이 빛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대책 없이 덮어두고 쌓아두는 바람에 실패가 삶을 더 불운하게 옭아맬 수밖에 없는 거라고. 성공이 제일이라는 세상의 헛된 포장지를 벗겨내 보면, 고유의 색을 가진 실패들이 얼마나 ‘오색 찬란’하게 삶을 빛내고 있는지 아는가?

<오색 찬란 실패담>은 당신이 겪은 실패의 퍼스널 컬러를 단번에 찾아줄 한 권의 스펙트럼이다. 읽기만 해도 웃프고, 되려 위로해 주고 싶을 만큼 암담하지만, 어떤 성공보다도 찬란한 실패의 비범한 면모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