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쳤던 그 사랑과 슬픔에 대하여"


누군가를 깊게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감정의 소용돌이들이 있다. 들뜸, 기대, 후회, 그리고 슬픔들. 어느새 멋없는 어른이 되어 무뎌진 이 감정들은, 그러나 다시 소환이 되기도 하는데 이 책 <요나단의 목소리>는 바로 그 시절의 소중했던 마음들을 환기시키는 이야기다.

한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고등학교의 기숙사에서 목회자 아버지를 둔 선우와, 그의 룸메이트 의영이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열심히 공부만 하면서, 매주 학교 채플 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모범생 선우는 어딘가 모르게 냉소적이다.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기독교 학교에 진학한 의영은 이 학교의 모든 것들이 낯설지만 어쩐지 노래하는 선우의 목소리는 좋아하게 된다. 어느 날 평소와는 다르게 노래를 하기 싫다며 조용히 울기 시작한 선우, 의영은 선우가 가지고 있는 깊은 상처에 다가서게 된다.

명백히 종교의 색채를 띠고 있는 만화지만 관찰자인 의영의 눈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그래서 충분한 보편성을 가지게 된다. '윗가슴을 짧게 쥐어짜고, 긴 슬픔을 남기는' 진짜 통증을 나도 함께 느끼며 몇 번이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 책을 읽었다.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될 이야기, 당신이 오래 사랑하고 기억할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