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国の「街の本屋」の生存探究(ハン・ミファ著、渡辺麻土香訳、石橋毅史解説、クオン)の韓国語版。
小さな書店の生き残りをかけた奮闘ぶりが描かれたノンフィクション。

●試し読み

1990년대 후반 온라인 서점이 본격 등장하고, 대형 서점의 지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한동안 서점들의 폐휴업 소식이 줄을 이었다. 도시마다, 지역마다 당연하게 자리하던 중형 서점들 역시 문을 닫는다는 변변한 인사도 없이 사라지곤 했다.

파격적인 할인 판매, 무료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서점과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대형마트 등 책방이 아닌 곳에서 다양한 혜택을 동반하여 책을 판매하는 풍경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되면서 어느덧 서점은 서점으로 불리는 대신 ‘오프라인 서점’으로 불리게 되었다. 대세는 이미 기울어 다시는 동네에서, 골목에서 책방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대한민국 책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외국 영화 또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했던, 독특하고 개성 강한 작은 책방들이 여기저기 앞다퉈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가속화되었고, 언젠가부터 골목 어귀에 작은 책방이 자리잡은 풍경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책방 순례’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어느덧 동네책방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여행지 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회자되곤 했다. 책과 더할 수 없이 어울리는 분위기, 책방 주인들이 공들여 고른 책들, 다양한 굿즈와 개성 강한 음료까지 즐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10여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되었다. 그 덕분에 분위기 좋은 책방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차 한 잔과 더불어 즐기는 일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책방들의 속사정은 겉으로 보는 것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울까? 책 생태계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수많은 동네책방들이 문을 여는 속도만큼 많은 책방들이 빠르게 문을 닫는다. 모든 현상과 결과에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거나, 출판이 사양산업이라거나 하는 이유로 이런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동네책방은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앞다퉈 문을 여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공간 임대 재계약 직전에 문을 닫곤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