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존재인 동시에 모두 다른 존재"인 30대 초반의 작가 '영'이 있다. '아름다운 서울시티'에서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찾아다니며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고 있다. 그에겐 때론 20대 초반 만나던 '운동권 형'이 있고, 때론 잠실의 본가에서 함께 살던 엄마를 견딜 수 없어 독립한 사연이, 또 때론 개를 잃어버린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등단한 사연 등이 있다. 이 사연들은 박상영의 전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와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을 연결하는 점 같은 몇 개의 힌트가 된다. 박상영의 이러한 재치는 소설이란 무릇 '픽션'이라는 점을 상기하게 한다. 작가 박상영을 연상시키지만 절대 박상영이 아닌 가상 인물, 모두 같지만 모두 다른 존재인 '영'의 대도시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도감이 손 끝에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