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관한 에세이 띵 시리즈 10권. 열 번째 주제는 평양냉면. 존박, 돈스파이크 등과 더불어 방송계에 소문난 평양냉면 애호가 배순탁 음악 평론가가 썼다. 그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배순탁의 B사이드> 진행자로도 활동중이다.
양냉면은 여러 가지로 말이 많은 음식 중 하나인데, 그중의 하나는 이것이다. 참 신기하게도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증언한다. 처음에는 도무지 무슨 맛인지 몰랐지만 눈 딱 감고 세 번을 먹었더니 신세계가 열리더라는 것. 그러고는 주위의 아직 평양냉면 맛을 모르는 이들에게 덧붙이는 한마디. “처음이라 그래. 몇 번 먹고 나면 괜찮아져.”
배순탁 작가 역시 제일 처음 평양냉면집에 자신을 데려간 선배를 하마터면 때릴 뻔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혹자는 ‘행주 빤 물’ 같았다고 표현할 만큼 처참하다. 그런데 어째서 모두가 세 번만 먹고 나면, 그 맛에 중독되어 여름이고 겨울이고 계속 생각나 마니아에 이르게 하는 것일까. 이것이 평양냉면이 가진 ‘누적의 힘’이라고 그는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