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우리의 기억은 모두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한치규의 이 사진 이미지를 통하여 1960-70년대의 기억을 하나하나씩 꺼내 볼 수 있다. 한씨네 삼남매와 동시대 아이들의 모습은 그 시대를 거쳐 온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데자뷔다. 과거를 잊은 사람에게는 현재도 미래도 없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우리는 이 사진을 통하여 비로소 저 멀리 1960-70년대쯤에 서 있는 자신과 만난다. 궁핍한 시대의 이 아름다운 사진들은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가슴 시리게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 그리고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