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시그림책 시리즈. 일흔을 훌쩍 넘긴 한승원 작가는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첫 그림책을 시작한다. 어느 큰절에 귀가 절벽인 늙은 스님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목탁을 깎는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이야기가 그러하듯 간결하다. 그렇지만 내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노작가는 아주 짧은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 대한 삶의 자세와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할 손자에게 혹은 어린아이들에게 작가 자신이 궁구해온 삶의 철학을 은유적으로 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쉬이 이해될 수 있도록 한 문장, 한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며 완성해 나갔다고 작가는 말한다. 술술 읽히지만,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그림책, 노작가가 오랫동안 매만져 온 이야기와 함께 그림책 속의 시정신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