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 100년, 이어령 교수가 직접 읽고 선정한 한국인의 애송시 32편. 이어령 교수는 '우상의 파괴'라는 파격적인 글로 스물두 살의 나이에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한 후, 60년 동안 글을 쓰고 가르치기를 멈추지 않은 이 시대 멘토들의 멘토이며, 학자들의 스승이다. 이 책은 3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문학을 가르쳐온 그가 대중을 위해 펼치는 시 문학수업이다.
이 책은 그저 시에 대한 주관적 감상평을 나열한 뻔한 해설서가 아니다. 한국 문학 비평의 신기원을 열었던 이어령 교수는 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시인의 전기적 배경에 치우쳐 시를 오독해온 우리에게 시어 하나하나의 깊은 의미를 일깨워주며, 문학 텍스트 속에 숨겨진 상징을 기호학으로 분석함으로써 일상의 평범한 언어에 감추어진 시의 아름다운 비밀을 파헤쳐 보여준다.

목차
책을 펴내며 -6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시의 숨은 공간 찾기-12

1부
진달래꽃-김소월, ‘사랑’은 언제나 ‘지금’-32
춘설(春雪)-정지용, 봄의 詩는 꽃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42
광야-이육사, 천지의 여백으로 남아 있는 ‘비결정적’ 공간-50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오직 침묵으로 웃음으로-58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봄과 여름 사이에서 피어나는 경계의 꽃-65
깃발-유치환, 더 높은 곳을 향한 안타까운 몽상-72

2부
나그네-박목월, 시가 왜 음악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80
향수(鄕愁)-정지용, 다채로운 두운과 모운이 연주하는 황홀한 음악상자--87
사슴-노천명,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생명의 알몸뚱이-96
저녁에-김광섭, 슬프고 아름다운 별의 패러독스-102
청포도-이육사, 하늘의 공간과 전설의 시간을 먹다-109
군말-한용운, 미로는 시를 요구하고 시는 또한 미로를 필요로 한다-116

3부
화사(花蛇)-서정주, 욕망의 착종과 모순의 뜨거운 피로부터-124
해-박두진, 해의 조련사-132
오감도 詩 제1호-이상, 느낌의 방식에서 인식의 방식으로-140
그 날이 오면-심훈, 한의 종소리와 신바람의 북소리-148
외인촌-김광균,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에 숨어 있는 시적 공간-156
승무(僧舞)-조지훈, 하늘의 별빛을 땅의 귀또리 소리로 옮기는 일-164

4부
가을의 기도-김현승, 죽음의 자리에 다다르는 삶의 사계절-174
추일서정-김광균, 일상적 중력으로부터 벗어나는 언어-182
서시-윤동주, ‘별을 노래하는 마음’의 시론-189
자화상-윤동주, 상징계와 현실계의 나와의 조우-196
국화 옆에서-서정주, 만물이 교감하고 조응하는 그 한순간-204
바다와 나비-김기림, 시적 상상력으로 채집한 언어의 표본실-212

5부
The Last Train-오장환, 막차를 보낸 식민지의 시인-222
파초-김동명, ‘너 속의 나’, ‘나 속의 너’를 추구하는 최고의 경지-230
나의 침실로-이상화, 부름으로서의 시-238
웃은 죄-김동환, 사랑의 밀어 없는 사랑의 서사시-248
귀고(歸故)-유치환, 출생의 모태를 향해서 끝없이 역류하는 시간-255
풀-김수영, 무한한 변화가 잠재된 초원의 시학-262
새-박남수, 시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271

덧붙이기
시에 대하여-280
인덱스-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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