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나하에는 독특한 서점이 하나 있다. 도무지 서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시장 한구석, 겨우 손님 셋이면 꽉 들어차는 다다미 세 장 크기의 헌책방이다. '일본에서 가장 작은 서점'으로 유명한 이곳, 한 번 들으면 잊지 못할 그 이름은 바로 '울랄라'다.

저자는 자신이 왜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열었는지 진중하게 고백하지도, 시대를 뛰어넘는 책의 가치를 설파하지도 않는다. 그저 소소한 나날을 친구와 통화하듯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단골손님과의 대화, 전구가 나간다거나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사로운 에피소드, 책방에 앉아 구경하는 시장 풍경, 오키나와의 명절, 헌책 경매 시장 같은 처음 경험해보는 많은 일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 쌓여가는 동안 그녀는 낯설었던 오키나와 생활에 시나브로 녹아들고 어느새 시장 사람들과도 끈끈해진다.

우물쭈물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에라 모르겠다' 식인, 가끔 심드렁하고 종종 뜬금없고 꽤 건조한 그녀의 글에서 오키나와,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이 뭉근하게 배어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4
프롤로그 10

어쩌다 오키나와행
오키나와로 가다 15 / 오키나와에서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 21 /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 23 / 오키나와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27 / 편의점에서 떡집까지 30 / 바다를 건넌다는 것 32 /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35 / 당신의 지팡이는 무엇인가요 40 / 속사정도 모르고 46 / 헌책방과의 거리 51

개점 전야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59 / 오키나와어 사전의 미스터리 64 / 책이 있는 풍경 68 / 책 한 권을 사기 위해 73 / 헌책 파는 커피 노점 75 / 책장 만들기 78 / 가게 이름은 울랄라 80 / 끝과 시작 84 / D - DAY 90

시장 거리에 앉아 가게 보는 일상
하나씩 배워가기 95 / 내 몸에 딱 맞는 책방 98 / 가게를 찾을 수가 없어요 101 / 딱히 고향은 없지만 103 / 돈은 좋은 것이다 105 / 헌책방의 방식 108 / 연필을 쓰는 이유 110 / 책으로 가득한 집 112 / 아름다운 것, 구모코 115 / 입체 사진의 매력 119 / 활기의 비결 124 / 울랄라를 노래하다 127 / 알 수 없는 부엉이 사랑 131 / 헌책 경매 대시장 첫 방문기 134 / 오늘은 윳카누히 137 / 가끔 펴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144 / 인문과 진분 148 / 진분의 진짜 의미 153

여전히 적응 중
앞치마의 발견 159 / 후계자라니요 162 / 책을 사랑하는 아와모리 가게 주인 163 / 아침부터 전구 소동 166 / 얼큰한 밤, 달콤한 아침 170 / 멋진 습관 하나 더 172 / I’m open 173 / 책의 섬에는 사람이 있다 175 / 직업 맞추기 177 / 울랄라를 지나치며 하는 말들 179 / 말년은 작가겠군요 181 / 비밀번호는 4열로 183 / 자전거 도난 사건 185 / 트위드 양복을 입은 남자 189 / 방석의 세계 191 / 남들이야 읽든 말든 193 / 슈리에 사는 다마구스쿠 194 / 스크랩과 줄 긋기 중독 197 / 드문 이름의 청년 199 / 모두가 주인공인 합동 신년회 201 / 뜻밖의 우산 시장 203 / 옆집의 힘 205 / 아직도 갈팡질팡 207 / 30년 전의 울랄라 208

중국에 간 울랄라
긴가민가했는데 진짜 초대장 215 / 떠나기 직전 218 / 비 내리는 광저우 221 / 비슷한 듯 다른 듯 226 / 녹색 병의 정체 229 / 갑자기 생긴 자유 시간 231 / 질문 또 질문 234 / 굿바이 광저우 237

에필로그 242
옮긴이의 말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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