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민화 속에 담긴 상징의 문제를 뛰어넘어 그 속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해석해내고자 하였다.
기존의 민화 전문가들이 민화 속의 동식물 및 기물 등에 내재된 길상적 요소, 즉 상징의 문제에 천착되어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한 바탕 위에서 그 민화를 표현하고자 했던 당대 민화작가의 마음을 읽어 내어 모두 6장으로 풀어내 이야기한다. 따라서 매우 신선하고 재미 있다.

일반적으로 민화 스토리는 상징을 밝히는 데 머문다. 예를들어 모란은 부귀, 연꽃은 행복, 호랑이는 벽사, 용은 길상, 잉어는 출세, 십장생은 장수 등이다. 하지만 이런 상징은 민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회화 전반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상징이다. 중국회화에서의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이는 이웃 일본이나 베트남도 같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도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 모란은 행복을 상징한다. 그것은 그 상징이 중국 고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화는 서민의 생활 속에서 우러난 그림이다. 그 때문에 민화에는 이러한 보편적인 상징 외에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점에 주목하였다.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는 고전과 정통을 중시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지향하다 보니, 기존의 틀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민화에서는 저자거리에 떠도는 이야기까지 주저 없이 그림 속에 끌어들였다. 민화에는 상징 이상의, 화가들이 전하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