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배 작가의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솔이의 추석 이야기』의 이억배 작가가 그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1996년에 그려 그림책 전집의 일부로 선보였던 그림을, 스무 해가 지나 새로이 출간하게 되었다. 전집의 일괄적인 판형 대신 원화의 실제 사이즈를 반영한 크고 세로가 긴 판형으로 제작하여, 청색의 번짐과 구불텅한 고목, 털 한 올 한 올이 살아있는 호랑이의 그림들이 생생하다.

또한, 이전의 판본들이 어머니를 잡아먹고 어린아이마저 잡아먹는 ‘호랑이’ 상징에 삶의 절박함을 담으려 했다면, 이억배 판본은 호랑이와 오누이의 입씨름, 호랑이를 이겨 먹으려는 오누이의 재치, 위급한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 등 이야기 속의 ‘인간성’에 집중한다. 리듬과 운율이 살아있는 대화체 문장이 민화적인 그림과 어우러져 옛이야기의 해학과 정취를 경쾌하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