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는 누구인가?(キム博士は誰なのか?)』以来、5年ぶりとなるイ・ギホの短編小説集。韓国を代表するユーモアあふれる作家は、なぜ現代は人が笑うのを忘れ、なぜこんなにも生きにくい世の中になってしまったのか、と問いかけています。

『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기호의 신작 소설집.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유머리스트’라는 그간의 평가를 뛰어넘어 웃음기를 조금 거두고, 이 세계에서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란 왜 어려워져버린 것인지 특유의 속도감 있고 재기 넘치는 문장으로 들여다보았다.

이기호의 소설에는 으레 흔하고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곤 했는데, 이번 소설집에서는 작정하고 이런 평범해서 쉽게 잊힐 것만 같은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7편의 수록작 각각에 새겨진 이름을 통해, 그러니까 이 이름을 가진 누군가를 연상하는 것밖에는 다른 무엇을 떠올릴 수 없는 ‘고유한’ 존재들을 통해 우리는 왜 유머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지, 왜 고통을 당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하고 규명하고자 한다.

이기호의 소설은 “읽는 이들을 불편하게 하고, 또 부끄럽게”(‘김형중의 해설’) 만든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환대는 정말로 환대받는 상대방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환대를 베푸는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인가?’ 묻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환대했다고 믿는 사람들을 뜨끔하고 뜨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